식당이나 카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면 어처구니없는 주문도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주문을 받게 되면 세상은 넓고 기인은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주문이 어처구니 없는 것일까, 손님이 어처구니 없는 것일까. 아무리 손님이 왕이라지만 이런 황당한 주문 앞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진다.

 

Colomboshute
안심 스테이크를 채식주의자용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지 물어본 손님이 있었죠.

Deasi Sutarlim
“햄버거에 왜 고기패티가 들어있죠? 내 햄은 어디 간거요?” (이런 분 의외로 많다.)

CapeCodChef
콩고기 버거, 웰던으로 구워서, 핏기(?) 없게.

Shi Chang Chu
“관자구이 웰던으로 구워주세요. 질겨지지 않게 주의해주시고요.”

Talabadoo
“스테이크 하나, 미디움레어레어”
“방금 뭐라고 한거야? 미디움레어를 말하는 거야?”
“미디움 레어와 레어의 중간으로 달래요. 그러니까 미디움레어-레어요.”
“….”

Steven Wong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들어있는 검은 바닐라 씨를 모두 빼달라고 한 손님이 있었어요.

Sarah Pugh
22$짜리 시저 샐러드에 닭가슴살을 추가한 메뉴가 들어왔다. 드레싱 제외, 치즈 제외, 절임양파 제외, 크루통 제외, 소금 제외, 후추 제외, 치킨 구울 때 기름 사용 금지라는 추가 요청사항이 있었다. 이런 극단적인 요청은 연초에 신년 다이어트 결심 기간에 자주 들어왔다.

Just Jim
“펜네Penne 쉬림프 파스타의 면을 페투치니Fettuccine로 바꿔 주실 수 있나요? 제가 펜네에 알러지가 있어서요”
“파스타 모양에 알러지가 있다고요? 진심이세요?”

Will
“육회Steak Tartare하나요. 웰던으로요.”

Just Jim
“제가 마늘에 알러지가 있어서요, 오늘의 스페셜 메뉴에도 마늘이 들어가나요?”
“네, 조금 들어갑니다.”
“음…. (꼴깍) 눈에 안 보이면 상관 없을 거에요. 스페셜로 그냥 주세요.”

Shanks
생선에 알러지가 있다면서 시저 샐러드를 주문하는 손님이 있었다. 드레싱에 다진 멸치가 들어간다고 알려드렸다. “괜찮아요. 이제껏 먹어 왔는데 문제 없었어요” 평소에도 의사의 충고와 본인의 식욕 사이에서 큰 갈등을 겪어오신 듯하다.

Giga Leszay
카프레제 샐러드Caprese Salad에 토마토와 모짜렐라를 빼고 주세요.
(바질 2장에 드레싱 뿌려 드려야 하는 건가…)

Cindy Flores Rodríguez
통도미구이가 주방으로 되돌아왔다. 웨이터는 내게 미안하다 말했다. “셰프, 미안해요. 손님분께서 도미가 노려보는 게 기분 나빠서 못 먹겠다고 하셔요.” 도미 머리 위에는 냅킨 한 장이 차분히 덮여 있었다.

Idiatone
필렛 미뇽Fillet Mignon은 어떤 생선이에요?

Otto
기내에서 스튜어디스에게 ‘다이어트 워터’를 요청하는 승객을 본 적이 있어요.

Mike C Perez
“저는 참치를 시켰어요. 그런데 여기 이 붉은 고기는 뭡니까? 저는 진짜 참치를 원합니다. 거 있잖아요. 참치 캔에 있는 거요!”

Raynan RayneFoo
제 스테이크는 하트모양으로 만들어주세요!

Stl 243
다 먹고 나서야 불평하는 손님들이 꽤 많아요. 우린 그들을 CPC라 부르고 있어요. Clean Plate Complainer를 줄여서요.

Fischera1982
어니언링 튀김을 시킨 손님이 있었다. 그릇 바닥에 묻은 소스가 맛있다며 더 달라고 했다. “손님, 그건 소스가 아니라 기름입니다.”라고 답하자 그녀는 나를 노려봤다. “그게 뭐든 상관없어요. 제가 달라고 하잖아요.” 주방에서 기름을 한컵 퍼다 드렸다. 그분은 기름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 맛있게 드셨다.

Ana Lakakis
우리 애기가 많이 못 먹어서 그러는데, 스테이크 절반만 주실 수 있으신가요?
(나머지 절반은 나더러 어디다 쓰라고 하는거냐..)

Shirley Stirzaker
숙녀분께서 주문하셨던 버팔로윙Buffalo Wing이 자신의 예상과 다르다며 계산하지 않고 나가셨다. 물소의 날개를 기대했는데 닭날개가 나와 실망이 크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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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 본 콘텐츠는 ChefTalk레딧포럼, FDL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공개글을 수집했습니다.

독자분들도 직접 경험한 어처구니 없는 주문이 있다면, 아래 댓글에 남겨주세요^^

한 요리사의 일생이 짧은 영상에 담겼다. 맥주 브랜드 암스텔의 라거 선전이다. 2분 10초라는 짧은 영상에 한 요리사가 성장해 식당의 총 책임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지나간다.

막상 힘들기만 한 주방생활인줄 알았는데, 부분 부분을 짚어 따져보니, 추억처럼 지나가는 지난 세월들이 감격스럽다. 접시를 닦다가 처음으로 셰프 재킷을 입게 되었을 때,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남들보다 늦게 자며 바쁘게 연습한 시간들, 실수로 동료들의 비웃음을 샀을 때, 셰프에게 칼을 선물 받고 인간적인 정을 느꼈을 때,….

우리는 이 영상이 맥주 광고라는 것을 알면서도 뻔한 전개에 감동을 받는다. 요리를 해본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당신의 시간을 가져라”라는 마지막 문구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 수많은 요리사에게 큰 위안이자 힘이 된다.

인간은 타고나길 나약한 존재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신 에피메테우스가 동물을 창조한 뒤 힘, 속도와 같은 모든 능력들을 선사한다. 막상 인간의 차례가 되자 에피메테우스의 수중에는 남은 것이 없다. 인간을 사랑했던 에피메테우스의 형제 프로메테우스는 그 대안으로 인간에게 불을 선사하지만, 날 것으로서의 인간은 야생의 동물에 비해 한참 미약하게 남았다. 성서의 창세기에서도 역시 아담과 이브는 ‘완성되지 않은 자’, ‘죄를 지은 자’들로서 인간의 씨앗을 퍼뜨린다.

지난해 미쉐린가이드가 서울편을 발간한다며 한국 요식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때, 그 해 초에 마주한 기사 한 구절이 문득 떠올랐다. “미쉐린 3성 셰프 브누아 비올리에Benoît Violier가 미쉐린가이드의 새 평점 발표 하루 전날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경찰은 여러 정황상 사고사나 타살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새 평가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한 자살에 무게를 실었다.”

이후 머리 한 구석에만 머물러 있을 뿐, 한참을 꺼내기 어려웠던 오늘의 주제는 “주방은 ‘인간’ 셰프에게 타고난 나약함을 허용하고 있는가”이다.

타인에 의해 평가되고 등급이 매겨지는 일은 요식업계의 숙명과도 같다. 평가는 ‘타인을 위한’ 식사를 차려내는 셰프의 업(業)이 가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문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평가의 목적이 박수갈채의 칭송보다 날선 단죄로 바뀌었다는 데서 온다.

스타 셰프가 평가의 단두대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비올리에가 처음이 아닐지도 모른다.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미쉐린 3성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셰프 베르나르 루아조Bernard Loiseau는 2003년 52세의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레스토랑 평가서인 고미요가이드가 그의 식당 등급을 하향한 데 이어, 미쉐린이 별 3개에서 2개로 강등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루아조가 죽은 이후 그의 식당은 25년 만에 별 2개로 내려앉았다. 프랑스 최고 셰프 중 한명인 폴 보퀴즈Paul Bocuse는 루아조가 죽었을 때 “음식에 대한 기계적 평가가 우리에게서 그를 빼앗아갔다”고 한탄했다.

브누아 비올리에(Benoît Violier)의 생전 모습

베르나르 루아조(Bernard Loiseau)의 생전 모습

영국의 음식 비평가 윌리엄 시트웰Wiliam Sitwell은 “훌륭한 셰프는 모두 훌륭하고 맛 좋은 음식을 만들고 싶어한다”며 “그러나 ‘미쉐린 스타 셰프’라는 수식어가 붙은 후에는 완벽을 향한 여정이 위험한 강박으로 변해버린다”고 표현했다. 미국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셰프Top Chef’의 심사위원인 휴 애치슨Hugh Acheson 역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요식업계는 스트레스로 가득 차 있고, 우린 끊임없이 현미경 아래 놓여있다”며 “사람들이 셰프나 식당에 대해 평가할 때 그들이 한 인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는 것을 종종 잊는다”고 말했다.

다니엘 패터슨(Daniel Patterson)

‘철인(鐵人)’ 셰프에 대한 요구는 외부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셰프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펄펄 끓는 쇳물에 집어넣었다 빼내기를 반복하며 스스로를 담금질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퀴진을 이끄는 스타 셰프 다니엘 패터슨Daniel Patterson은 2016년에 열렸던 한 컨퍼런스MAD Conference에서 자신의 정신 질환 문제를 고백하며, 셰프들이 가지고 있는 “창조성을 위한 광기의 신화”를 언급했다.

패터슨은 해당 연설에서 “내가 정상적인normal 기분이나 감정 상태를 가지는 순간,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잃어버리는 느낌이다”라며 “창조성은 완전히 제어되지 않는 상태에서 발현되며, 그 근원도 모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대 그리스 이래 광기는 창조성과의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취급되어왔다. 플라톤은 “신에 의해서 주어진 것 중에서 광기는 좋은 것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셰프의 일은 끊임없이 새로운 창조와 신선한 만족을 요구한다. 때문에 셰프들에게 가장 중요한 직업적 자질을 꼽으라면 당연히 창조성이 빠질 리 없다. 문제는 창조성을 위한다는 목적 하에 광기의 상태가 의도적으로 일상 내내 추구될 때 온다. 창조성은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성질이지 인간 그 자체의 성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프들은 창조의 바다에 잠겨있기 위해 종일 비정상적인 각성 상태를 유지한다.

한 치의 오류도 허용하지 않는 평가와 예술적 창조를 위한 광기는 셰프에게 심리적 과욕과 무리를 계속 반복하게 한다. 사실 셰프라는 업(業)을 선택한 이상 이러한 심리적 부담감을 완전히 피하기란 불가다. 그렇다면 미치지 않고 ‘철인(鐵人)’ 셰프로 살아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마음과 정신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작업 환경, 주방의 공기가 여기서 중요하다.

영화 <라따뚜이(Ratatouille)>의 한 장면

주방은 외부의 평가와 셰프 내부의 창조성을 매개하는 공간이다. 이 매개된 주방 환경에서 셰프는 심리적 긴장의 완충제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고충을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주방 문화는 마음의 병을 키운다. 셰프들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가져온 음식평론가 캣 킨스먼Kat Kinsman은 “많은 주방 노동자들이 우울과 불안, 약물 남용 문제를 겪고 있다”며 “나약함을 허용하지 않는 매우 마초적인 문화”를 그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소위 현실의 창이라 일컬어지는 TV나 영화 등의 대중매체가 비추는 주방의 모습은 강박적이고, 위압적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히스테릭하기까지 하다. 셰프를 주제로 한 경쟁적 TV 프로그램들이나 완벽주의 영화들이 비교적 성공 가도를 걸으면서, 거칠고 강박적인 주방이 셰프의 출세에 필수적 자질로 오인되기도 한다. 물론 칼과 포크 등 흉기를 들고 불과 씨름하는 주방은 일정 정도의 위계질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수준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잊게 만들만큼 모욕적이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비올리에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을 때 워싱턴포스트는 “나 자신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더 엄격해져야 한다”는 과거 비올리에의 발언을 인용하며, 그가 무엇이든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믿는 완벽주의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실 인간은 타고나길 나약한 존재다. 어떤 직업을 가졌든, 어떤 일을 하던 우리의 본질은 나약한 인간이다. 우리네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그 나약함을 부정해서가 아니라 그 나약함을 인정하고 보듬어 살아 왔기 때문이다.

인간미(人間味)의 한자어 뜻을 풀이하면 “인간다운 따뜻한 맛”이라는 뜻이다. 인간미(人間味)의 ‘미(味)’자는 ‘아름다울 미(美)’가 아니라 ‘맛 미(味)’자를 사용한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고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으니 인간미가 넘쳐나는 주방에서 내어진, 그 인간미를 담은 요리를 더 많이 맛보고 싶다.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Caltech의 과학자들이 평생 갈지 않아도 되는 자체 연마 칼을 개발했다. 이름은 크나사 나이프KNASA다. 이 칼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기술팀에 의해서도 테스트를 마쳤다. 기존의 칼보다 2배 날카롭고 내구도는 5배가 강한 이 칼은 100달러의 가격으로 오는 5월중 시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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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4,095명의 사람들에게 사전 투자를 받으며 목표 금액이었던 20만 달러를 2배 넘어서는 44만 달러를 달성했다. 폭발적인 반응에 보여준 사전 투자자들은 79달러의 투자금액으로 크나사나이프를 우선 수령할 수 있게 된다.

이 칼의 기술은 인류가 칼을 만들어 온 역사 이래로 200년 만의 혁신이라고 불린다. 강철 칼은 강도가 약하고 날도 빨리 무뎌진다. 날을 날카롭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주 갈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강철 재질이 녹이 들고 음식물에 반응한다는 우려도 있다. 그렇다고 칼의 재질을 너무 단단하게 만들어버리면 날을 갈 수도 없어서 문제가 된다. 비싼 명품 칼들도 대체로 고탄소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부서지기 쉽고 부식에 약하다는 약점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크나사나이프는 이런 칼의 근본적인 단점을 해결했다. 이 칼은 강철보다 단단한 특수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수년 간의 개발 끝에 티타늄보다 두 배 강하며 녹슬지 않는 재질을 만들어냈다. 금속의 강도를 측정하는 로크웰 경도로 일반 칼이 50의 경도를 띄며, 크나사 나이프는 70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다.

이렇게 강한 재질을 사용하지만, 의도적으로 깨지기 쉬운 디자인을 통해 칼날을 갈 필요가 없어졌다. 칼을 사용함에 따라 끝이 무뎌지는데, 이 칼은 금속이 결을 가지고 있어 마모됨과 함께 새로운 날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잘 드는 칼은 그 날을 확대해서 보면 일직선의 모양이 아닌 톱처럼 이가 서 있어야 한다. 거칠게 남은 금속이 식재료를 자를 때 톱니 역할을 해서 식재료를 끊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사가 인식하지 못하는 중에 스스로 연마되는 이 칼은 계속적으로 날카로운 나노-톱니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고기나 빵, 생선을 가리지 않고 어떤 식재료든 잘 자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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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연스럽게 연마되는 칼날은 25도의 날카로움을 유지한다. 수직을 기준으로 한 면이 12.5도씩 기울어져 있다. 일반적인 칼의 한 면 각도가 15~20도인 것에 비하면 훨씬 날카로운 것이다.

신소재 합금과 금속을 배열하는 기술 덕분에 크나사 나이프는 기존 칼보다 2배 더 날카롭고, 내구도는 5배 강하다. 3개의 유명 칼 제작사의 제품과 성능 시험 결과에서도 크나사나이프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날카로움, 내구성, 안정성, 맛, 부식 방지의 5가지의 속성이 비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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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 해비타트Habitat의 대표 아담 아크만Adam Ackeman은 “우리 회사는 새로운 기술로 특허 출원중인 레이저 접합 기술을 사용해 스테인리스 강철의 칼 몸체에 이 금속을 부착시켰습니다.” 라고 추가적인 기술에 대해 덧붙였다.

열두 명의 전문 요리사에게 개발 중인 제품을 보내 검증을 부탁했고, 모두 극찬과 호평을 남겼다. 그중 한 명이 미쳴 알렌Mitchell Allen은 “15년 요리 경력 중에 이런 칼은 처음입니다. 이 칼은 아주 날카로워요. 빵 칼, 생선 칼을 별도로 사용할 필요가 없이 이 칼 하나로 모든 용도에 사용 가능합니다”라고 증언했다.

치폴레Chipotle 레스토랑의 서비스 카운터 뒤에는 C3PO 골드 이미지로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이 고객의 치킨 부리토와 소프트 타코를 준비한다. 고객이 입구 문 바로 뒤에 있는 아이패드의 터치스크린을 두드려 주문을 하고 로봇 준비팀이 분주히 움직이는 동안 고객은 앉아서 기다린다. 주방에서는 토르틸라를 눌러 평평하게 만들고, 단백질을 더하고, 조미료를 첨가하고, 부리토를 단단히 말아 손님들이 가져가기 쉽게 호일 위에 포장까지 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그리고 다시 반복한다.

| 현실 세계에 등장한 소시지를 뒤집는 로봇

이는 어느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가까운 미래에 곧 일어날 일이다. 지난 7 월, 독일 카를스루에KarlsruheFZI(Forschungszentrum Informatik) 정보기술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브라트부르스트 봇BratWurst Bot은 200명이 넘는 가든 파티에서 철저한 주문을 받아 요리를 했고 식사를 제공했다. FZI의 로봇 부서장 인 아르네 로에나Arne Roennau는 “파티 현장에서 로봇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 놀라워했다. 사실 로봇 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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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tWurst Bot

지난 10 년간 여러 회사들 사이에서 로봇 ‘직원’을 활용하여 레스토랑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실제로, 실리콘 밸리의 모멘텀 머신Momentum Machines은 수십 년의 로봇 및 레스토랑 경험을 지닌 식음료 및 엔지니어 전문가 그룹으로, 시간당 거의 400 개에 이르는 햄버거를 조리하고 준비하는 ‘완전 자동화 된 레스토랑 시스템’을 구현한다. 또, MIT학생들은 로봇 스파이스 키친Spyce Kitchen으로 베지테리언 맥앤치즈 나 치킨 베이컨 고구마 해시 등의 복잡한 식사 재료를 혼합하고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 시스템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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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me pizza의 로봇

한편, 몰리 로보틱스社Moley Robotics에서 개발한 로보틱 키친Robotic Kitchen은 두 개의 휴머노이드 팔과 촉각 지능을 사용하여 메뉴를 조리하는 셰프의 동작을 그대로 재현한다. 줌 피자Zume Pizza(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둔 피자 배달 회사)에서는 로봇을 피자 제조에 투입하였는데, 피자 반죽 위에 마리나라marinara소스를 단 2초만에 골고루 바르는 ‘마르타Marta’, 사람이 피자 위 토핑을 얹고 나면 오븐에 피자를 넣는 ‘브루노Bruno’라는 로봇까지 완성된 상황이다.

능률적인 시스템에 관련된 예로 MIT의 스파이스 키친을 들어보자. 로봇은 고객의 주문을 받고 재료를 텀블러에 떨어뜨린다. 담겨진 재료를 가지고 혼합하고 조리한 최종제품은 그릇 위에 사뿐히 올려진다. 마찬가지로 모멘텀 머신의 햄버거 로봇은 재료를 자르고, 요리하고, 포장해서 제공하는데 햄버거 한 개당 평균 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추가로, 필요에 따라 버거 패티는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더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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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yce Kitchen

브라트브루스트 봇은 기술적 측면에 있어서 보다 진보된 “휴머노이드”로봇이다. 하나의 팔과 집게를 사용하여 여러 명령을 수행하면 기계가 주문을 받고, 그릴에 소시지를 굽고, 적절한 타이밍에 뒤집고, 서빙한다. 그리고 이 동작은 계속 반복할 수있다. FZI기술연구정보센터의 로에나Roennau는 브라트브루스트 봇은 두 개의 RGB 카메라와 배경 삭제 분할 알고리즘에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로봇은 그릴과 접시에 놓여있는 소시지를 감지 할 수 있으며, 소용돌이 모양의 색변화를 감지하여 방향을 바꿔야 하는지, 아니면 완벽하게 구워졌는지에 대해 판단 할 수 있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다고 전한다.

로에나는 “우리의 브라트브루스트 봇은 한 대로도 정말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봇은 스스로 최적의 스케줄링 아래에서 다음 단계를 알아서 진행한다”고 했다.

패스트 푸드 업계 직원들이 최저 시급 15 달러 보장에 시위를 하는 동안 레스토랑 업체들은 기술 교체를 찾고 투자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 로봇부대가 곧 다가오는 조짐이 있기는 해도 미래 세계에서 실제로 얼마나 빨리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 레스토랑에 로봇이 들어오면 생기는 문제 두가지

카네기 멜론 대학교 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로보틱스 연구소 Robotics Institute교수인 시드하르타 스리니바사Siddhartha Srinivasa는 레스토랑 업무에 로봇을 투입했을 때는 두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료 자체의 준비 등의 이유로 인해 레스토랑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운영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과일과 채소의 “무작위성 요인” 역시 커다란 장애물이 된다. 스리니바사는 주방을 “구조화되지 않은 객체가 많은 비체계적인 환경”이라 설명했다. 즉, 오이나 사과 등 모든 채소나 과일은 일정한 모양이 아닌 가변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양상추의 꼭지부분을 얇게 자르거나 수박을 자르는 등에 필요한 압력과 면적은 천치만별이며, 로봇이 처음부터 끝까지 요리를 완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단, 모멘텀 머신은 토마토 슬라이싱 및 상추 깎기 등 구성 요소가 각각의 채소에 공급되고 지속적으로 단일 작업을 수행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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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entum Machines

이렇듯 로봇에게 ‘손재주’가 없다는 것이 로봇 혁명으로부터 적어도 몇 년은 떨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가격도 그렇다. 2015 년 몰리 로보틱스 의 로보틱 키친 로봇은 약 75,000 달러에 책정되었지만, 로봇연구개발자들은 2017 년까지 가격을 1 만 5 천 달러로 낮추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카네기 멜론 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저명한 연구원이자 테크놀로지 트렌드 작가 인 비벡 워드와Vivek Wadhwa은 이것은 결코 터무니없는 목표는 아니라고 전한다.

그는 “모든 것은 확산이 되면서 적정 가격으로 책정될 것입니다. 산업용 로봇도 현재는2 만 달러에서 4 만 달러 사이에서 운영되는 것처럼 이대로의 수치라면 10 년 안에 2,000~ 3,000 달러로 줄어들 것이라 예상됩니다.”고 전했다.

워드와는 기술 분야에 있어 초기에는 값이 비싸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크게 하락한 최근 사례로 최신 애플 아이폰과 테슬라 자동차 모델 개발을 꼽았다. 그는 “1955 년에 상업적으로 처음 판매 된 전자레인지는 1,200 달러도 넘었지만 현재는 50 달러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주방에서의 로봇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확신과는 달리 식품 생산의 자동화 기술은 사실상 식품 산업 외부에서 연구한 결과로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식품 생산의 자동화 기술은 제조 및 보건 분야에서 급성장중이라고 전했다.

워드와는 모멘텀 머신 및 스파이스와 같은 회사의 발전을 언급하면서 “그들은 새로운 아이템으로 등장할 것입니다. 생산 속도는 다소 느릴지라도 다른 분야에서의 다른 목적으로 설계된 놀라운 로봇들이 레스토랑에서 사용된다면 로봇의 가격은 계속 감소될 것이 분명합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저 시급 15달러 인상 운동이 이슈가 되자 오히려 식품 자동화 R & D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KE레스토랑(하디스Hardee ‘s, 칼스주니어Carl ‘s Jr.의 모회사)의 CEO 인 앤디 퍼즈더Andy Puzder는 자동화 레스토랑에 대한 투자 욕구를 내보였으며 미국 맥도날드 前 CEO 인 에드 렌시Ed Rensi는35,000달러 가치의 로봇 팔은 튀김 메뉴 전담자와 동일한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 할 수 있고, 이는 직원의 연간 최저 임금보다 많은 비용이라 했다. 한편 스타벅스Starbucks, 타코벨Taco Bell 및 맥도날드McDonald ‘s와 같은 체인점은 이미 고객이 직접 터치 스크린 패널을 통해 메뉴를 주문할 수 있게 하는 등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후발 기업은 백 오더 코스 자동화에 대한 투자 또는 연구의 공개 발표는 없었다.)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 연구도 진행

모멘텀 머신과 같은 조직은 사실상 ‘패스트 푸드 직원을 없애기’를 하고 있지만, 덴마크 올보르Aalborg 대학의 컴퓨터 매개 인식론Computer-Mediated Epistemology 센터 소장 인 스리니바산과 헨릭 샤르페Henrik Scharfe와 같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연구원들은 이미 단순히 로봇으로 대치되는 것이 아닌, 로봇과 인간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패스트 푸드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일테지만, 머지않아 다이닝 레스토랑 등에서는 로봇이 셰프의 동작을 감지하여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거나, 혹은 셰프가 프렙으로 생선을 손질하는 동안 옆에서 당근을 자르는 날을 보게 될 것이라 했다.

샤르페는 “전문 셰프는 로봇과 함께 새롭고 흥미 진진한 맛의 조합을 만들어 냄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개인화 된 경험을 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라며, “이 같은 시나리오대로라면 앞으로 많은 일자리, 더 흥미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이라 확신합니다.”고 했다.

패스트 푸드 업계가 몇 년 안에 전면 로봇화 된다면, 초반에는 ‘진짜 사람’ 이 했던 일을 하는 ‘비인간적 인간’에게 어색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 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C3PO와 로봇요리사들이 당신의 점심으로 치폴레 부리토Chipotle burritos를 만드는 것이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스리니바사는 “로봇은 본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식기 세척기를 구매하러 갔을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은 식기세척기 자체의 성능이겠죠. 저희도 로봇을 그 단계의 신뢰성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Editor’s Note : 본 콘텐츠는 Eater의 <Are Robots Really Destined to Take Over Restaurant Kitchens?>를 번역,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우리 외식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다. 이웃 점포 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모바일 세계에서도 경쟁해야 한다. 실로 무한 경쟁이라는 말이 실감이 된다. 규제를 통해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런 억척스러운 경쟁 속에서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으며 꿋꿋하게 살아남은 젊은 외식기업인 3인의 창업기를 들을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 4일 코엑스 푸드위크에서 셰프뉴스와 코엑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외식산업에서 외식창업까지’.(기사 바로가기 클릭) 박찬일 셰프의 발표로 시작한 첫 번째 세션은 외식산업의 역사와 현재 상황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이후 진행된 두 번째 세션에서는 창업가 3인의 생생한 창업기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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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현 대표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경리단 길 뒷골목에 ‘안씨막걸리’라는 술집을 열었다. 고객에게 한국 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새로운 형태의 술집을 시장에 제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은 1호점 근처에 2호점인 ‘한국술집21세기 서울’도 운영 중이다. 시장 평균가를 훨씬 웃도는 주방장의 연봉과 일주일에 이틀만 운영한다는 파격적인 경영 철학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반면, 안씨막걸리보다 3년 일찍 서래마을에 세련된 한식 주점 ‘수불’을 열어 주목받은 젊은 외식 기업인이 있다. 김태영 대표는 현재 수불 본점 외에도 서울 광화문과 삼성 파르나스몰, 판교 현대백화점까지 직영점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수불로 시작한 한식 주점의 고급스러운 변신에 고객은 지갑을 열었고 곧 세련된 한식 주점 열풍이 시장에 불기 시작했다.
최채환 대표는 미국 3대 스테이크 브랜드인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를 국내로 들여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창업기는 본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대표 이메일에 내용을 보내면서 시작된다. 브랜드를 한국에 들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백 번이라도 될때까지 해보겠다고 작심했기 때문이다. 무모해 보일 정도로 저돌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주변에 공개했을 때 한 명도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라고 말하면서, 창업가로서의 뚝심과 자기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약 15분간의 개별 발표와 더 구체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패널 토의 시간으로 구성됐다. 오늘은 패널 토의의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 젊은 외식 기업가 3인이 말하는 외식 창업의 핵심

사회자: 세분 다 외식 창업 전에 전혀 다른 일을 했었습니다. 창업 전에 많이들 하는 오해는 무엇이고, 실상은 어떤지 말씀해주시죠.

안상현(이하 안): 오늘 이 자리에 찾아오실 정도라면, 백반집을 차릴 분들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다들 뜻하는 바가 있을 것이고, 자기가 들어가려는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관찰하고 싶어 할 것 같아요.
예비 창업자들은 요즘 유행하는 음식이나 스타일의 식당이라면 실패할 확률이 낮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자기의 뜻을 구현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따라가기보다는 자기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창업이 더 확률이 높은 경우도 있거든요.

김태영(이하 김): 내가 하는 식당은 무조건 잘될 것이라는 생각.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계산을 해보고 난 뒤에 내려야 하는 판단입니다. 내가 선택한 아이템이 성공할만한 아이템인가? 계산을 여러모로 해야 합니다. 사전에 최대한 검증을 하기 위해서는 손익계산서를 극단적인 상황까지 고려해서 작성해보길 추천합니다. 그렇게 나온 수치를 기반으로 경험 있는 창업자에게 검증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죠. 내 예상이 맞을까? 더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다 따져본 것 같아도 실전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다양해야 방책도 많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최채환(이하 최): 글쎄요. 대부분 예비창업자는 10억의 큰 자본금도 없고, 손익계산서를 적는 법도 모릅니다. 검증할 수 있으면 좋겠죠. 그러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외식 창업이 수학 공식처럼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현실은 절대 예상한 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확실한 점은 성공과 실패가 50 대 50이라는 점입니다. 성공이나 실패냐를 가르는 건 어찌 보면 내 음식점이 성공할 수 있다는 본인의 확신이겠죠.
저는 수치보다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을 때에 따라 다르게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 단계를 거쳐서 주변의 의견을 듣습니다. 첫 기획단계에서는 나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납니다. 처음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부정적인 의견을 들으면 이것저것 재다가 시도 자체를 안 하게 되거든요. 그런 다음 기획 단계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게 효율적입니다. 그래야 빈틈이 보입니다. 이후 실행단계에서 다시 긍정적인 사람을 만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기획을 완벽하게 했더라도 실현하는 단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게 됩니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어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과 일을 해야 합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을 잘 배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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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식당에서는 직원 교육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각자 직원 교육 프로그램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주시죠.

: 우리는 매주 금요일마다 두 시간씩 전체 직원회의를 해요. 모든 직원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이 중요한데요. 한 명이라도 빠진 상태에서 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전체 회의를 통해서 제가 어떤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지 모두 알게 됩니다. 그래야 나중에 어떤 급한 일이 생겨도 직원이 ‘아! 대표라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겠구나’라고 예상할 수 있죠. 그래야 ‘선조치 후보고’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보통 식당의 문제는 직원이 사장이 생각하는 방식과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전체회의를 통해 손님을 대하는 방식, 거래처를 대하는 방식에 통일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전체 회의를 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 직원의 일정을 맞추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1년에 한 번씩 워크숍을 가는데요. 거기서 운영진들의 의사를 전달합니다. 중요한 점은 각 직원에게 스스로 단기 목표를 설정하게 합니다.
보통 식당 일이라는 게 쳇바퀴 돌 듯 반복적입니다. 목표랄 게 딱히 필요가 없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태로 두면 우리 직원들은 무능해집니다. 자기 능력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도 없고, 그 한계를 뛰어넘었을 경우를 상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단기 목표를 이뤄냈을 때 확실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해주면 어떤 능력이건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근데 이런 방식은 말처럼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게 맞는 방향이거든요. 나중에 이 사람들이 성장해서 자기 사업으로 성공하고, 그러면 나는 성공한 사람을 소중한 인맥으로 엮어갈 수 있고. 이런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되는 거죠.

: 식당을 하면서 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직원 교육입니다. 창업 초기 시절 직원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곳을 많이 다녔습니다. 생산지도 다니고, 유명 강연자의 특강도 보내면서요. 직원 전체가 한꺼번에 듣기 힘들 때는 번갈아 교육장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외부에 있는 교육장에 보내다 보니 원하는 수준까지 교육을 받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내부 특강 세미나도 열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모두가 좋아하지는 않았지요. ‘왜 내 휴식시간을 빼서 교육을 받아야 하냐’고 불평하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이해합니다. 육체노동을 하는 곳이니 휴식시간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부는 굉장히 좋아하면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 1/3 정도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직원을 위해서라도 꾸준히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파인 다이닝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했었던 이유도 직원 교육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파인 다이닝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교육과 배움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직업의식도 철저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수불의 직원들도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파인 다이닝 사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브랜드를 확장하려고 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직원 교육에 있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회자: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대해 각자 의견이 다를 것 같습니다.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길 원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빠르게 따라가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수불이 처음 생기던 2010년에는 주변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당시 퓨전 한식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막 늘어나던 시점이었는데요. ‘트렌디했다’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내가 계속해서 트렌드를 이끌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하려는 일에 그냥 집중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식당 운영에 필요한 건 맛과 기본적인 서비스의 수준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거든요. 기본에 충실하자는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습니다.

: 트렌드를 선도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까 가장 앞선 스타일을 선보이게 된 것 같아요. 이번에 오픈 한 21세기 서울은 주 2회만 영업해요. 직원 연봉도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고. 그런데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돈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우리가 극단적인 위치에 있고,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시대건 아티스트의 영역은 살아남았거든요. 시장 흐름과 상관없고, 비용 관리도 포기하자는 생각입니다. 직원들도 이런 생각에 동의하고 있고요.

: 우리는 클래식을 고집합니다. 어떤 음식 스타일이 유행하던지 사람들은 원초적인 맛을 원했어요. 클래식을 잘 지키면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청담동에 있고 겉으로 보기에 큰 건물이라 제 의지와 상관없이 오해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내부에 들어오면 인테리어나 소품 등에서 클래식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맛도 변하지 않았죠. 거기다가 가격 책정도 업계에 기준이 될만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신 유행에 신경 쓰기보다는 얼마나 클래식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회자: 우연히도 세 분의 식당이 있는 상권이 겹치지 않네요. 각자 상권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요?

: 대구 촌놈이 청담동을 떠올렸을 때는 화려한 곳. 전국에서 세련된 소비자가 가장 많은 곳 등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년 전에 청담동에 왔을 때 든 생각은 정반대였습니다. 완전히 죽은 상권이었습니다. 상상과는 달랐죠. 시장 조사차 매일 9시간씩 길거리에 서서 유동인구를 파악했을 때 해가 떨어지면 아무도 없는 거리를 자주 봤어요. 청담동이라고 다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는 걸 안 거죠. 그래도 울프강을 열 때는 그 청담동이라는 이미지와 타이틀이 필요했습니다. 브랜드와 어울리는 상권이라고 판단한 거죠. 당시 우리가 들어갈 건물은 텅텅 비어서 아무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주변에 유명 부티크도 생기고 다시 활력을 찾았습니다.
중요한 건 상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여길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상권의 활성화 정도가 아니라 내 상품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곳인지가 중요하겠죠.

: 저는 ‘우리 주점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은 경리단 길뿐이다.’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경리단 길을 서울의 북방한계선이라고 말합니다. 경리단 길보다 더 위로 올라가면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에요. 보통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는 강남에 몰려있고, 강북으로는 잘 넘어오지 않거든요. 청담, 서래마을, 신사동 정도에 많이 몰려있죠. 강북은 이태원과 한남동 정도에만 고급 식문화를 소비하는 구매층이 몰려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음식점의 특성상 예술적인 경험을 하려는 고객이 자주 찾는 상권이 필요했습니다. 경리단 길 외에는 대안이 없었습니다.

: 본점이 있는 서래마을은 고액연봉자가 사는 주거단지입니다. 고객은 대부분 목적을 갖고 식당을 찾습니다. 당연히 주차장도 필요했습니다. 상업지역이 아니니까 단골 유치가 중요했는데, 그러려면 매니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주거단지라면, 매니저 교육을 특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두 번째, 강남 파르나스 몰은 아무래도 단골보다는 쇼핑몰 고객이 식사를 해결하는 곳이기 때문에 매니저의 역할이 본점만큼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재방문을 위한 음식의 퀄리티를 지키는 점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광화문은 점심 장사를 잘해야 하는 곳입니다. 직장인 고객의 특징은 어찌 됐건 점심을 먹어야 하므로 무슨 음식을 내놔도 장사가 잘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 점심 장사는 고객이 저녁 시간에도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들 좋은 기회입니다. 한식 주점이기 때문에 저녁 장사에서 매출을 많이 올려야 하는데요. 신메뉴가 나오거나 새로운 시도를 점심시간에 찾아온 고객에게 먼저 제공해보고 실험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3인의 대표는 창업 전에 다각적인 준비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준비 과정은 결국 창업 후의 승률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식당 창업 전 지리산까지 다녀가면서 요리를 배우고 식당 창업 선배에게 조언을 들었던 과거의 창업기를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일부 참관객은 토의 이후에 질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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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객 질문1. 세 분 다 서울에서 영업하고 있습니다. ‘서울이 아니면 안 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지방에서 창업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제가 서울 사람이라서 서울에서 한 거였고요. 사실 지방을 가면 같은 비빔밥을 팔아도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습니다. 임대료도 그렇고 식재료도 서울보다는 저렴하니까요. 그렇다고 지방에서 8,000원짜리 비빔밥을 5000에 팔지는 않잖아요. 당연히 지방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대구에서 올라오신 최채환 대표님이 더 자세히 답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사실 고급 식당으로 가려면 상권이 한정되어 있어요.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서울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 큰 기업을 만들 생각은 아니시잖아요?
사실 서울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브랜드가 많습니다. 설빙, 교촌치킨 서가앤쿡 등. 많죠. 대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야기하자면, 대형 식품 기업들이 지방에 출장 갈 때 꼭 들렀다가 가는 곳이 대구입니다. 그만큼 참신한 브랜드가 많다는 이야기죠. 제 주변에도 좋은 아이템의 식당 사장님이 여럿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중 대부분이 대구를 떠난다는 거예요. 대구 출신으로서 슬픈 이야기죠. 사실 젊은 친구들이 더는 할 게 없습니다. 대구의 전체 인구는 계속 줄고 있고, 경쟁은 과열돼서 상도덕이 없어져 버렸거든요. 동성로나 유명 상권에는 식당 코앞에 이름만 다르지 똑같은 메뉴와 콘셉트로 교묘하게 법망을 비켜나가는 곳이 허다합니다. 아무튼, 어디서든 참신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관객 질문2. 중간에 직원 인센티브나 육성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남들과 다른 노하우 한가지씩만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 제 장점이라고 얘기해야 하나. 저는 술을 굉장히 잘 먹습니다. 그래서 직원과 일대일 또는 소수로 술을 자주 먹습니다. 술자리에서는 속에 있는 이야기를 잘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창업 멤버의 60% 이상이 지금도 남아서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F&B 시장의 노동 환경은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주 5일 근무를 빙자한 6, 7일 근무자들이 셀 수도 없고요, 9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도 수두룩합니다. 제대로 급여를 받지도 못하죠. 저희는 철저하게 지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직원들이 모두 알도록 오픈하죠. 그러면서 술자리에서 항상 하는 말이 너희가 잘돼야 내가 잘되는 거고, 이 회사가 잘되어야 너희가 어딜 가더라도 자부심 느끼며 지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술자리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도 직원과의 일대일 자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전체 회의시간을 언급했는데요.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는 할 수 없는 의견이 있거든요. 저는 굳이 술을 먹지 않더라도 따로 이야기하면서 의견을 듣고는 있습니다.
그리고 인센티브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금액적인 인센티브는 전혀 제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하는 일 자체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이야기를 많이 해주죠. 직원들에게 업 셀링(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을 하려고 노력하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는 손님에게 좋은 술을 알려주고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알려주는 게 다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나니까 주간 회의 때 오히려 이번 주에는 이 술은 팔지 말자고 제안하는 직원도 나옵니다. 유통기한이 짧은 술은 항상 상태가 달라지게 마련이거든요. 저도 그러면 해당 술은 팔지 못하게 합니다. 싼값에라도 팔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안 하는 거죠. 이런 식으로 우리는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스스로 공부하는 데서 추가적인 가치를 얻어간다고 생각합니다.

: 인센티브라면 보통 경제적인 이야기를 하죠. 필요합니다. 근데 인센티브 때문에 직원의 능력이 올라가거나 오래 일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오히려 다른 곳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해주는 쪽이 직원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식재료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산지 방문이라던가 인문학 강의에 투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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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객의 질문을 끝으로 모든 세션이 마무리됐다. 얼마 전 열린 농림식품부가 주최한 2017년 식품 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는 내년 외식산업의 주요 키워드로 ‘각자도생’을 꼽았다. 각자도생이란 제각기 살아 나갈 방법을 꾀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시장 상황은 여전히 어려울 테니 각자 살 방법을 찾으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아닐까? 부디 내년 이맘때는 더 많은 수의 성공 소식이 들려오길 바랄 뿐이다.

1. 요리유학의 목적은 졸업장을 따는 것이다?

요리기술만 배울 것이라면 한국에서 배워도 됩니다. 한국에도 좋은 선생님과 좋은 학교가 많습니다. 졸업장만 따고 다시 돌아올 거라면 해외에 나갈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요리유학을 가면 현지의 활발하고 다양한 외식산업을 접하고, 외국인 요리사와 소통하는 등, 그 나라의 식문화 트렌드를 전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리유학의 목적을 학교생활과 졸업장 정도로만 좁혀 잡으시면 너무 적게 보시는 겁니다. 요리사는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게 될 기초적인 수업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 졸업 이후 현지 외식 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더욱 중요합니다. 유학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당신은 학생이 아닌 사회인이 되는 것입니다. 호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각오를 해야 합니다.

2. 요리유학은 국내 대학 조리과를 졸업한 후에 가는 게 좋다?

요리유학을 대학원에 진학하듯이 국내 대학을 졸업한 후에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는 반대로 요리를 아예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대학에서 기초를 다진 후에 요리유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요리 교육과정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의 대학과 외국의 유학과정은 전혀 다를 게 없습니다. 대학 두 번 나오면 무슨 소용입니까? 호주 요리대학에서도 한국처럼 기초이론과 기초적인 조리기술들을 배웁니다. 학교 자체의 커리큘럼은 요리유학이라는 긴 기간에서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요리유학을 결심했는데 시간이 빈다면, 차라리 영어 학원에 다니며 영어 공부를 하고, 간단한 주방 알바라도 하면서 주방의 환경에 익숙해지는 경험을 쌓는 편이 좋습니다.

3. 요리유학을 하는 중에 유급실습으로 모든 학비를 벌 수 있다?

현지 요리학교는 6개월의 유급실습 과정을 포함합니다. 많은 유학원이 이 기간에 일해서 학비의 대부분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므로 속아선 안 됩니다. 계산해보겠습니다.

보통 유급실습 6개월 동안은 풀타임으로 일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근무시간은 업장의 유명도나 종류 등에 따라 40~60시간 정도 일을 하게 됩니다. 보통 평균 주급은 750불 정도의 선에서 받게 됩니다. 6개월이면 18,000불 정도가 모인다는 계산인데, 이 계산이 맞는 걸까요?

생활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지요. 750불에서 세금(약 130불 정도), 방세(약 150불), 생활비(약 150불)를 빼면 320불 남습니다. 이 돈을 6개월 모으면 7,680불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을 모으려면 투잡을 뛰면 된다고 하는데, 투잡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해외에 갔으면 친구도 사귀고, 여행도 다녀야 하겠지요? 실제로 모이는 돈은 이보다 훨씬 적습니다.

재정 상황이 어려운 학생들은 유학의 방법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까지도 현실의 상황을 배제한 거짓희망으로 수속에만 목적을 둔 유학원에 속지 마시란 뜻입니다.

4. 아무래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요리학교가 좋을 것이다?

한국에는 수능을 잘 봐야 입학할 수 있는 조리과가 있습니다. 유명 요리학교를 졸업했다며 졸업장 내걸고 장사하는 곳도 많이 보셨겠지요. 하지만 학벌중심주의의 한국 사회와는 달리 해외의 요리학교에는 그런 문턱이 없습니다. 졸업장을 내세우는 마케팅은 한국에서 아직 먹히겠지만, 해외에선 인정받지 못합니다. 매년 수천 명에 달하는 한국 요리유학생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런 졸업장 경쟁의 시기는 끝났다고 보셔야 합니다.

해외 요리학교는 어느 곳이든 돈만 내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2년 학비로 5천만 원에 달하는 르 꼬르동 블루나 2천만 원의 에볼루션, 시드니 QTHC를 나오나 현장에 있는 선배들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졸업장보다 경험에서 나오는 요리 실력을 더욱 중요시 여기지요.

5. 그렇기 때문에 비싼 요리학교는 갈 필요가 없다?

호주에서는 교육부에서 각 교육기관의 수업 형태와 수준에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교에 가더라도 기본적인 수준 이상을 충족시키는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비싼 학교가 불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학비가 비싼 곳을 다니면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좋은 식재료를 접해볼 기회를 얻게 됩니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비싼 학교에 가는 게 좋지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가능한 선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학교를 고르면 됩니다.

6. 영어 점수만 충족되면 대학은 무조건 빨리 입학하는 게 좋다?

호주 요리학교에서는 입학생의 영어 실력을 검증하기 위해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아이엘츠IELTS : the 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점수를 따는 방법과 연계연수를 거치는 방법이지요.

아이엘츠 점수를 땄다고 해서 바로 입학하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우리나라의 학원에서 점수만을 위한 주입식 영어 교육을 받아 점수를 취득한 후에 요리유학을 바로 가게 되면, 입학하더라도 수업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학교만 겨우 졸업한다고 될 일입니까? 그 영어 실력으로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합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면 좀 늘지 않겠느냐고요? 외국인 친구들도 벙어리보다는 웬만하면 영어를 좀 잘하는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지 않겠습니까?

일반적으로 영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대학교 연계영어교육기관에서 예비시험을 보게 되는데 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비시험 점수에 따라 영어 교육 기간이 책정되는데, 이 기간에 따라 총 부담해야 하는 학비가 달라지기 때문에 학부모님들은 기간을 줄이려고 합니다. 30주가 나온 것을 24주만 하면 안 되느냐, 한국에서 공부해서 가면 안 되느냐. 하지만 이 기간을 조정해 학비를 줄이면 영어 실력이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생기는 취업이 안 되는 문제, 학교 수업을 못 따라가는 문제는 결국 학생이 부담하게 될 것입니다.

7. 영어는 가서 배우자. 어떻게든 되겠지 뭐…

요리 유학의 시작은 영어입니다. 호주 요리유학생들에게 후기를 받아 블로그에 모아두었는데, 하나같이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후기 보기) 요리 유학에 필요한 영어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생활을 위한 영어, 두 번째는 점수를 따기 위한 영어입니다. 생활 영어는 많이 듣고 말하지 않으면 절대 늘지 않습니다. 점수를 위한 영어는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절대 성적이 나오지 않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책상머리 영어공부를 할 생각만 갖고 있으면 실제 생활에 필요한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노는 것 또한 영어 공부의 일종입니다. 어학원 이외의 시간은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고 말하고 듣고 그들의 다양한 사고방식과 문화를 접해야 합니다. 해외 경험이 아예 처음이라면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훗날 다양한 인종이 섞인 레스토랑 안에서 접하게 될 문화적인 격차를 미리 체험해두어야 하지요.

8. 어학원에 다니면 영어는 절로 잘하게 된다?

저도 12년 전에 호주로 요리유학을 올 때 어학원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후배들이 좋은 어학원에 다닐 수 있게 돕고 있죠. 호주의 어학원은 한국의 영어학원처럼 시험을 위한 영어만을 가르치는 곳이 아닙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모여 비슷한 수준에서 영어를 깨우쳐 나갑니다. 이 환경에서 생활하는 기간이 중요한 이유는, 영어만을 쓰는 환경에서 입에 영어를 붙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리유학을 그렇게 쉽게 보면 안 됩니다. 대학수업에 과제, 아이엘츠 공부, 일까지 모두 동시에 해내야 합니다. 일을 구해야 하는 시기가 오면 저도 학생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거나 트라이얼을 같이 진행해주는데, 이때가 되어서야 영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후회하면 늦습니다. 여러분들이 영어를 잘하지 못하면 제가 도와주려야 도와줄 수가 없게 됩니다.

9. 요리유학은 역시 미국이지!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 요리대학 CIA를 예로 들어, 이곳을 졸업한 후에도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비자를 받는 게 어렵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중에도 익스턴십Externship이라 불리는 유급실습 경력을 15주 이상 채울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학생의 신분으로 일하는 게 불법입니다. 불법임에도 다들 그렇게 일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간혹 적발되는 경우 모든 불이익은 학생이 책임져야 합니다. 굳이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힘들게 경력을 쌓아야 할까요? 그래서 미국에서 요리학교를 졸업한 사람 중, 한국에 돌아와 현업에 바로 뛰어들기에는 부족한 학생들이 추가 취업을 위해 호주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리유학을 결정하기 전에 그 나라의 비자, 영주권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가는 게 중요합니다. 호주는 활성화된 외식산업, 학업과 연계한 취업, 비자 발급, 근무 가능 기간은 물론이고 주방 근무의 임금과 복지 수준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입니다.

10. 유학원은 큰 곳에 가는 게 좋다?

한국에 있는 상담원 중에는 현지 사정을 모르고 단순 반복적인 서류 업무만 진행하는 곳이 많습니다. 현지의 상황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면 현지 유학원이나, 현지에서 유학중인 학생에게 직접 듣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규모와 상관없이 한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면 좋습니다. 유학은 비자 발급 과정이 중요한데, 이는 까다로워서 실수가 있으면 안 되는 과정입니다. 셰프크루는 요리유학만 전문적으로 다루고, 요리 분야에 얽혀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상황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비자 발급과정에서도 유리합니다. 요리유학을 고민하는 사람 중에는 영주권까지 고려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요리유학이 그 첫걸음인 만큼 학생들은 큰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지만, 일반 유학원에서는 이런 상담은 불가능하겠지요.

유학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그 분야에서 직접 일을 해본 경험자라면 이런 측면에서 전문성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셰프크루의 자랑이지만 저희는 유학원에서 하는 일 외에도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의지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연계합니다. 그리고 저 또한 요리유학을 통해 요리사가 될 수 있었던 선배로서,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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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셰프크루 유학설명회 신청하기

지난 4일 우리 외식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창업가들의 생생한 창업기를 들을 수 있는 세미나가 열렸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에서 열린 이 날 행사 ‘외식산업에서 외식창업까지’는 코엑스와 셰프뉴스가 공동주최한 특별 세미나다. 세미나는 세션 1, 2로 나눠 진행됐다.

우리나라 외식산업은 급진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70년대에 들어서 매식을 시작했고, 80년대에야 레스토랑과 호텔산업이 육성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는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팽창하던 시기였다. 약 40~50년간 우리의 외식산업은 팽창과 동시에 집중화를 이뤄냈고, 시장의 규모는 80년대 초와 비교해 약 30배가량 증가할 정도로 가공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셰프뉴스의 이은호 대표도 인사말에서 급변하는 시장의 상황을 빗대며 세미나를 기획한 의도를 설명했다. “우리는 급격한 성장과 변화 속에서 많은 혼란을 느낍니다.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아이템의 흥망성쇠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산업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읽을 수 있다면 우리는 외식산업의 발전을 이루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

박찬일 셰프가 세미나의 첫 연사로 마이크를 잡았다. 글 쓰는 요리사로도 유명한 그는 집필 활동과 방송 출연 등으로 대중의 인지도를 얻었다. 그의 강연은 우리나라 식문화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수와 파스타라는 면을 소재로 외식 역사의 흐름을 짚었다.

“잔치 국수는 원래 돈이 있는 양반 계급이나 먹을 수 있던 음식이다. 밀가루와 육수, 튀긴 두부 등 모든 재료가 구하기 어려운 재료였기 때문이다. 19세기 산업화 이후에나 대중이 먹을 수 있게 된 것”
박찬일 셰프는 이 외에도 중국과 일본에서 유래한 면과 음식이 어떻게 국내에 정착했는지 역사적 근거를 들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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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장은정 강사는 인기 음식인 치킨을 들어 음식이 대중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거시적 관점으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식문화는 대부분 대형 식품기업과 대외적인 정치 환경이 만든 현상이라고 파악했다.

“먹는장사는 활발하지만, 생산자의 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식문화 연구자로서 우리의 상황을 어둡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점이 안타깝다.”

그는 기름과 닭, 물엿이 풍부해지자 자연스럽게 나온 게 양념 통닭이라면서 치킨이 대한민국 소울 푸드로 알려지게 된 배경에는 대기업과 정치권에서 조장한 산업화 전략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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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모 셰프는 우리나라 파인 다이닝의 역사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 등에 관해 설명했는데, 특히 그는 앞으로 파인 다이닝의 음식 가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파인 다이닝이 가진 고질적인 경영문제를 음식 가격의 하락과 연관 지어 설명했다. 참관객 중 한 명은 최상급 재료를 사용해야 하고 많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한 파인다이닝 사업의 현실을 짚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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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전 많이 하는 일반적인 오해를 밝히다.

두 번 째 세션에서는 성공한 외식기업가의 비현실적인 조언이 아닌 젊은 창업가가 전하는 창업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세션 2는 창업가 세 명의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앞선 순서와 달리 발표 시간을 줄이고 질문과 대답 형식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세 명의 연사자는 토론을 통해 발표에서는 못다 한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 패널 토의의 모더레이터는 셰프뉴스 이인규 기자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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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 막걸리는 국내 최초로 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고급 막걸리만 팔기 시작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받았다. 지금은 본점이 있는 경리단 길에 2호점 ‘한국술집 21세기 서울’을 열고 현대적인 음식과 고급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다.

수불은 현대식 한식 주점으로는 처음으로 서래마을에 문을 열어 인기를 얻었다. 제철 메뉴를 고집하고 직원 교육에 집중하는 김태영 대표의 경영 철학을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광화문점, 삼성동 파르나스몰점. 판교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상태다.

미국 3대 스테이크 하우스인 울프강스테이크 하우스를 국내에 소개한 최채환 대표. 그는 이번 발표에서 대기업 등 자본력을 가진 경쟁자를 이기고 국내에 유명 브랜드를 들여올 수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청담동 상권에 자사 브랜드가 어떤 결과를 몰고 왔는지, 창업을 걱정하고 있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희망을 품고 도전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세션 2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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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푸드위크는?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은 4일간 30개국에서 1,000여 개의 회사가, 총 70,000여 명의 참석자가 방문하는 식품박람회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푸드위크는 전시 외에도 시음회, 쿠킹쇼 등 볼거리를 제공했다.

제11회 푸드위크 웹사이트 바로 가기(클릭): www.foodweek.co.kr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한국 술집 ‘안씨막걸리’에는 유독 두 부류의 손님이 많이 찾아온다. 젊은 층의 손님과 외국인이다. ‘음식점 최고의 인테리어’라고도 불리는 손님은 때로 그 음식점의 정체성을 결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꾸준하게 같은 부류의 손님이 찾아오도록 이끄는 건 바로 음식이 아닐까?

안씨 막걸리는 올해 들어 주방장을 새로 바꾸고 비스트로 콘셉트를 완성하고 있다. 완성 중이라는 증거는 주방에서 찾을 수 있다. 김봉수 요리사가 주방장이 되자 음식도 바뀌었다. 단골의 방문이 끊어질 수도 있는 주방장 교체였지만, 손님들은 바뀐 음식에도 거부감이 없는 눈치다. 지난 1월 매출은 일 년 중 가장 높을 수밖에 없는 작년 12월 매출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리고 매출 기록은 매월 경신하고 있다.

사실 최근 들어서 안씨막걸리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이런 매출이 아닌 주방장의 연봉이었다. 1988년생인 젊은 요리사에게 5,000만 원의 연봉을 책정한 것. 참고로 우리나라 10년 차 대졸 직장인의 평균 연봉이 4,100만 원 정도고, 특급호텔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요리사의 월급이 300만 원 정도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요리사에게 이런 많은 연봉을 주게 된 것인지, 안상현 대표와 김봉수 요리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 “연봉 5000만 원의 주방장을 모십니다.”

작년 11월 안씨 막걸리의 안상현 대표가 새 주방장을 구한다는 채용 공고를 올렸다. 5,000만 원이라는 많은 연봉을 제시하자 업계가 술렁였다. 충격적인 조건은 연봉이 다가 아니었다. 한국 술집이니 한식 요리사이어야 한다거나 특정 경력 이상의 요리사만 지원할 수 있다는 제약이 없었다. 다만, ‘한국 술과 어울리는 음식이면 어떤 요리를 만들어도 된다’는 것이 계약 조건의 골자였다.

처음 공고를 내자 주변의 반응이 갈렸다. 응원의 메시지 또는 너무 무모하다는 것이다. 그 중 무모하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이태원동에 다수의 음식점을 운영 중인 장진우 대표도 술자리에서 “형은 이제 망할 거야”라고 말할 정도였다.

ChefNews – 근데 아직 망하지 않았네요? (웃음) 제가 봤던 조건 중에는 연봉 5,000만 원이 가장 눈에 띄더라고요. 그런 조건을 내건 이유가 궁금합니다.
안상현 – 지난번 공고를 낸 이유는 직원을 뽑기보다는 좋은 동업자를 찾기 위한 것이었거든요. 사실 안씨 막걸리가 2년 반 정도 됐는데, 그동안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첫해에는 특별한 요리 없이 (위스키)바처럼 운영했는데 잘 안 됐죠. 월 매출 1,000만 원 정도? 거의 망한 거나 다름없죠. 하하하. 그래서 ‘요리사가 필요하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젊은 요리사들이 많이 일했는데, 맘에 들지는 않았어요. 그땐 저도 셰프의 역할이나 주방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요리도 할 줄 몰랐으니까 상황은 더 심각했다고 봐야죠. 그러다 안주원 요리사가 주방을 맡게 되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구글 직원이었던 안주원 요리사는 <구글보다 요리였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그녀가 직접 개발한 안주는 안씨막걸리가 맛있는 요리로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소문이 퍼지고 손님이 몰려들자 주방의 피로도도 덩달아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녀는 작년 12월을 끝으로 안씨막걸리를 떠났다.

– 제가 가진 신념 중에는 ‘훌륭한 사람은 무엇을 해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있어요. 식당은 일류 요리사와 일류 경영진의 합이 맞아야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봐요. 우리는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일류 요리사가 필요했고, 그에 맞는 조건을 내걸 필요가 있었던 거죠.

아무리 그런 목표가 있다고 해도 요리사에게 과도한 급여를 책정한 것은 아니었을까? 처음부터 메뉴를 새로 만들어내야 했고, 계절별로 신메뉴도 만들어야 한다면, 급여 외에도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 우리는 일반 식당과는 조금 다른 경영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저도 월급을 받는 CEO입니다. 안씨막걸리는 주식회사의 형태로, 100명이 넘는 투자자가 있고, 저를 포함해서 이분들이 안씨 막걸리의 주인인 거죠. 아시다시피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재투자할 필요가 있잖아요? 식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보통은 오너의 탐욕 때문에 재투자로 이어지는 순환고리가 끊어지거든요.
우리는 창업할 때부터 남다른 목표를 갖고 시작했습니다. 핵심 투자자와 저는 3가지를 지키려고 했습니다. 국수주의와 사대주의, 이색주의에 갇히지 않는 것. 이 세 가지 목표는 투자에 대한 관점도 바꾸게 했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가게의 정체성을 만들어낼 때까지 얼마든지 투자해야만 했습니다. 요리사를 쪼면서 메뉴를 급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던 거죠. 자금이 많아야 할 수 있을 법한 일이라고 하셨죠? 어쩌면 확고한 목표의식이 우리의 자본이라면 자본일 수 있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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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식당과는 다른 부분이 이것이다. 안씨막걸리는 주방장이 바뀌어도 별다른 차이를 못 느끼도록 음식을 만드는 것을 두려워한다. 주방을 책임지는 사람이 달라지면, 음식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식당에 보고 배우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요리사는 비용이 아닌 투자의 대상이다”

정식당에서의 경력 외에도 호주와 미국에서 요리사로 실력을 쌓아온 김봉수 요리사. 그가 바로 안씨막걸리의 새로운 주방장이다. “동년배 요리사 중 가장 먼저 헤드 셰프라는 타이틀을 얻었을 것”이라는 안 대표의 설명만으로는 그가 어떤 요리사인지 다 알 수 없었다.

김봉수 요리사는 호주에서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된 상태여서, 안씨막걸리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다. 당연히 높은 연봉으로 요리사들 사이에서 쟁점이 된 것도 알 수가 없었다. 단지 평소 믿고 있던 선배요리사의 ‘좋은 일자리가 생겼으니 한번 미팅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아들였을 뿐이다.

김봉수 – 지금까지 음식과 술을 페어링 할 때 와인으로만 해왔기 때문에 우리 술로 페어링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를 갖게 했습니다. 근데 알고 보니 이 자리가 굉장히 쟁점이 된 자리더라고요. 사실 5,000만 원이라는 높은 연봉을 알았거나, 주변에서 이 자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눈치챘다면, 안 했을 거예요. 하겠다고 말하고 나서야 이런 조건을 알았죠.

김봉수 요리사가 한국에서 일하면서 원했던 조건은 이러했다. 첫째 식당 가까운 곳에 방을 얻어줄 것. 두 번째 시장에 갈 때 이용할 차량을 제공해줄 것. 그리고 만드는 음식에 최대한 관여하지 말 것. 모든 조건은 음식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요리에 대한 수준은 요리사가 지켜야 한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었을까? 안 대표는 물론 이 조건을 모두 들어줬다. 그래서 지금은 식당 2층에 마련된, 원래는 안 대표가 지냈던 방을 김봉수 요리사에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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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 – 일하기로 결정한 이후에는 어땠나요? 주변 반응이 뜨거웠을 것 같은데요.

– 처음에는 요리사분들이 손님으로 많이 오셨었어요. 저를 아는 분뿐만 아니라 저를 모르고 오신 분들도 많았죠. 술집인데, 술은 안 드시고 안주만 드시고 간 경우도 많고요. 어떤 요리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셨나 봐요. 아무래도 요리사 손님이 오면 더 부담되기는 해요. 음식을 즐기기보다는 검사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니까요.

혼자서 주방 일을 하다 보니, 주 7일을 꼬박 출근했다. ‘빨리 달리면 오래 달리지 못한다.’ 안 대표는 너무 열심히 일하는 주방장의 몸 상태를 고려해 주 5 일만 일해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미 방안 가득 조리도구를 채워놓을 만큼 요리에 집중하고 있던 김봉수 요리사는 업무시간도 정해놓지 않았다. 새벽에라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1층 주방으로 내려와 음식을 만들어 볼 정도였다.

– 저도 5 일만 일하면 좋죠. 근데 제가 여기서 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리사분들이 손님으로 계속 오시는 거예요. 절대 대충 할 수가 없었죠. 다행히도 지금은 같이 일하는 요리사가 생겨서 더 나은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됐어요. 지금은 5일 정도 일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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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를 무릅쓰고 2층 방으로 올라가 봤다. 개인 공간이라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방에는 옷가지와 컴퓨터, 책상을 제외하고는 최신식의 조리 기구밖에 없었다. “아침에 음식 냄새 맡으며 일어나면 기분이 어떤지 아세요? 정말 좋아요”라고 말하는 김봉수 요리사에게 다른 질문을 더 할 필요는 없었다.

| “구직자로서의 요리사, 매너를 지킬 필요가 있다.”

채용공고가 공개된 후 한달 동안 받은 이력서는 40개. 이 중에 25개만 봐줄만한 정도였다. 새벽에 안 대표에게 전화해서 믿을 수 없다는 듯 사실을 확인하는 요리사도 있었다. 정당 부대변인, 소셜커머스 업체의 전략 기획실장 등의 이력을 갖고 있는 안 대표로서 요리사들의 비즈니스 미팅 실력에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 이력서를 받고 채용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된 건데요. 요리사들이 요리 실력 뿐 아니라, 비즈니스 예절에 대해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새벽에 전화해서 누군지 밝히지도 않은 채 ‘진짜 그 연봉 주는 거냐, 얼마나 일할 수 있냐?’ 이런 식으로 물어보는 거죠. 또한, 요리사들이 이력서 작성이나, 구직자로서 경쟁력을 더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과거 자신이 어떤 레스토랑에서 일했는지 속이거나 과장하지 않고 정확하게 알려야 하는 문화도 정착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말한 일류 요리사와 일류 경영자의 만남은 식당의 규모와 상관없이 중요하다. 술집을 넘어 고급 한식전문점 오픈도 계획하고 있다는 이들의 포부는 그래서 더 기대된다. 안씨막걸리의 도전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현대카드에서 제공하는 상권별 매출 기록에서 동상권에서 상위에 오를 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있다. 앞서 말한 매출 신장 기록도 증거다.
과연 우리는 요리사를 투자의 대상으로 삼은 ‘술집’의 성공을 끝까지 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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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의요리(料理の鉄人), 1993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요리 대결 방송이다. 특정한 재료를 주제로 전문 셰프들이 나와 요리 대결을 펼치는 이 방송은 첫 방송 이후로 9년간 309편이 제작되었다. 이 방송 포맷은 아이언셰프Iron Chef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타국으로도 뻗어 나갔는데, 2001년도에는 미국에서, 2010년도에는 영국과 호주에서, 2012년도에는 베트남과 태국에서, 각 나라마다의 아이언셰프 방송이 만들어졌다.

2012년 방영된 태국 아이언셰프Iron Chef Thailand, 된소리가 강한 태국어 방송 중에서도 또렷한 한국어가 들렸다.

“SK의 스타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켜봐라!”
당시 W 호텔 소속으로 모던 일식요리를 하고 있던 최신근 셰프였다. 새로운 레스토랑 오픈을 앞두고 잠시 한국에 들렀다는 그를 만났다.

 

|생선을 다리미로 익혀? 기발한 아이디어가 카메라의 시선을 빼앗았다.

“아이롱이라고 하잖아요. 스팀 나오는 다리미. 그걸로 다시마 사이에 재워 둔 생선살을 그냥 쫙!”

카메라가 놓칠 리 없다. 비록 주방에서는 해본 적도 없던 기이한 행동이었지만, 색다른 장면을 기대한 시청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면이다.

태국에서는 최신근이라는 이름보다 이니셜 SK로 더 유명하다. 손님과 교감하며 초밥을 쥐어주는 오마카세를 자주 해서인지, 오픈 키친의 경험이 많아서인지 카메라 앞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이다.

“방송에 나가려니 겁도 많이 났죠. 아버지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도전하다 보면 돈은 못 벌 수는 있어도, 나중에 후회하는 일은 없을 거다’라고 말했던 조언이 생각나서 출연하기로 했어요”

태국의 한 매체는 그의 요리를 ‘진화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재료 간의 조합을 영리하게 풀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스타일의 아시안 퀴진을 선보이고 싶다는 진취적인 그에게 어떻게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냐 물으니 “처음엔 요리사를 할 생각이 없었다”는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 생계를 위한 요리에서 자아실현을 위한 요리로

처음부터 요리사를 원한 건 아니었다. 보디빌딩 선수를 준비했으나 허리를 다쳐 진로를 틀어야 했고, 고등학생 때 친구를 따라 들른 요리학교 유학 설명회가 계기였다. “상담만 받아도 공짜로 밥 먹을 수 있다는 친구의 꼬임에 속아서 갔어요. 근데 그 설명회가 제 요리사로서의 첫 시작이 될 줄은 당시에는 상상도 못 했죠.” 그가 진학한 곳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학교, 핫토리 영양 전문학교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학업과 생계를 짊어져야 한다는 것은 벅찬 일이었다. 신문 배달과 초밥집 막내를 전전하며 졸업할 수 있는 출석 일수를 겨우 맞췄다. 입에 풀칠하느라 3년 동안 배운 것이라곤 어깨너머로 배운 초밥 잡는 법이 전부였다. 그래도 이 요리를 포기하지 않았던 건 “한국에 돌아가게 되더라도 이 기술만 있으면 굶어 죽지 않겠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의 3년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조선호텔 조리부에 입사했다. 한국의 일식은 그가 배운 것과 조금 달랐다. 일본 현지의 방식이 아닌 한국식 일식이라는 조금 변형된 형태로 일해야 했다. 처음부터 배운다는 생각으로 다시 시작하는 수고로움은 당연히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새로운 요리를 배울 기회가 적고, 주방 밖에서 얻을 수 있는 자극이 없는, 쳇바퀴 같은 생활은 성에 차지 않았다.

“당시에는 새로운 요리를 접할 기회도 적었고, 새로운 요리를 배우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수입 원서가 있는 대형서점을 가끔 찾아갔는데, 거기서 그 책을 본 거죠.” 지금도 요리가 막힐 때면 가끔 꺼내 읽는다는 아키라 백 셰프의 책이었다.

“일식 요리사, 운동을 하다가 늦은 나이에 요리를 시작했다는 점이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신근 셰프는 그 자리에 서서 두 시간 동안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책을 다 읽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요리를 계속할지, 틀을 깨고 나가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지 선택해야 했던 그는 돌파구를 찾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 무작정 달려들어 얻어낸 일식의 새로운 패러다임

책에 쓰여 있는 이메일 주소로 이메일을 보냈다. 열흘 만에 받은 답변에는 ‘열심히 해라. 응원한다’는 식의 상투적인 내용만 적혀있었다.

“당시 호텔을 나와서 대기업에서 일하던 중이었는데 한 달 만에 사표 쓰고 미국행 비행기 표를 샀어요. 가서 부딪혀보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갔어요. 미국에서 일하려면 워크퍼밋(EAD : 미국에 일시 거주 중인 외국인에게 주는 근로 허가증)이 필요하다는 것조차 몰랐어요.”

그가 옐로 테일Yellow Tail에 처음 찾아간 날은 새해 첫날이었다.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호텔 벨라지오 내에 있는 레스토랑답게 홀에는 신년을 축하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최신근 셰프는 겨우 바에 자리를 잡았다. 좁은 바 테이블에 앉아 셰프 테이스팅 메뉴를 주문했다. 혼자 온 동양인이 16만 원의 코스 요리를 시키자 주변 사람들은 쳐다보며 수군댔다. 개의치 않았다.

“음식을 가지고 오는 서버에게 셰프를 만나러 왔다고 말했고, 잠시 후 셰프가 나오더라고요. 저는 만나자마자 여기서 일하고 싶다고. 어떻게 하면 되냐고 다짜고짜 물었어요.”

어떻게든 미국땅에서 요리를 해보고 싶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이미 직장을 제 발로 나왔고, 그렇지 않아도 수중에 돌아갈 비행기 표를 살 돈도 없었다. 여차해서 주방일을 구하지 못하면 들고 간 200만 원어치 칼 가방이라도 팔아 다른 직업을 알아볼 각오마저 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아키라 백 셰프 아래에서 무급 스타지 기회를 얻었고, 2013년에는 태국에 있는 W 리조트 꼬사무이Retreat Koh Samui에  주방장Chef de Cuisine까지 맡게 되었으니 무턱대고 떠났던 것 치고는 결과가 나쁘지 않아 보인다.

 

| 앞으로도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더 활동할 것

이젠 한국으로 돌아오기엔 현지인들에게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곧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새로 오픈할 레스토랑 준비에 한창이라며 사진을 보내왔다.

요리사라면 으레 음식을 만드는 종업원으로 여겨지는데 온 벽과 대문에 사진을 도배해놓으니 어색한 느낌이 든다. 스타덤으로 레스토랑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려 해도 과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하지만 ‘레스토랑과 셰프, 어느 정도의 역할 구분이 필요하진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은 최신근 셰프를 만나면서 깨어지게 되었다. 레스토랑이 곧 셰프고, 셰프가 곧 레스토랑이고, 손님의 입장에선 전혀 구분이 없다.

주야장천 요리만 하느라 손님은 내다보지 못하는 요리사가 싫어 해외로 발길을 돌렸던 그는, 새로 오픈하는 레스토랑의 총 책임자를 넘어 한 레스토랑의 정체성 그 자체가 되어 있는 듯하다.

매사에 거침없이 결정하고 자신감 넘쳐 보이는 최신근 셰프. 요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요리를 시작했고,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요리가 있었다기보다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도를 찾기 위해 해외로 나간 셈이다. 3년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도, 호텔을 나와 미국으로 갔을 때도, 미국에서 다시 태국으로 옮길 때도 겁이 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고 솔직히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셰프들도 다 이런 공포를 경험했고, 고생도 말로 못 할 정도로 했을 거에요. 앞으로 요리하는 학생들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겁이 날 때는 이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잘 모르니 두려울 수밖에 없죠. 근데 그걸 이겨내야 도전인 거에요.”